'난 겁쟁이니까'에 해당되는 글 1건


About The Search in Posts

당신은 뭘 하고 있나요.

나는
늦은 오후에 세 가족이 모여
적당히 있는 찬거리에 미역국에 저녁을 먹고
적당히 부른 배와 함께
새로 내 방이 된 작은 방에 이불을 깔고 누워
배를 깔고 엎드려 노트북으로 이런 저런 사이트를 뒤지고 있어요.
웃대에서 부터 시작, 배틀페이지, 그냥 이곳 저곳..

내 옆에는, 기타가 있네요
오늘은 웬지 기타를 잡으면 그때 생각이 날 것 같아서
크로메틱이나 조금 하다가 말았네요
다시 싸구려 기타 스탠드에 걸쳐놓고 마네요

거실에서 어머니가 보는 TV소리와
내 옛날 방에서 아버지가 보는 TV소리가
HDTV와 일반 TV의 차이로, 소리가 미묘하게 몇초의 차이가 나서
이쪽에서 들리는 소리가 저쪽에서도 똑같이 몇초 후에 들려서
커다란 이상한 공간에서 소리가 울려들리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드네요

입안에서 흐르는 싸르르한 느낌,
그다지 원하지 않는 침이 고이는 느낌
입 근육이 영 뻐근한 느낌
달달한 것이라도 대충 먹어서 없애고 싶은 느낌

바람 쐬고 오겠다는 명목을 달고
곧 회색 추리닝 바지에 밀리터리 색의 후드점퍼를 대충 입고
삼선 쓰레빠를 끌고 동네 한바퀴 돌러 나갈 꺼에요
이네이쳐 피시방에 가고 싶지만, 주머니엔 250원 밖에 없으니까
그냥, 정말 말 그대로 동네 한바퀴.
처음은, 기억하려는지 모르겠지만 그 굴다리부터 시작해요.

이런 저런 생각을 해요.
나란 사람은, 당신한테 어떤 것이었을까.
당신은, 나한테 어떤 것이었을까
두번 째 것은 답이 나와 있는데
첫번째 것은 답이 나오지 않네요
난, 당신이 아니기 때문일까요 역시

그냥, 미소만 바랬을 뿐인데
난 눈물을 가져다 주었던 것 같네요
그냥, 미소만 바랬을 뿐인데
당신은 눈물을 가져다 주었네요

나에게 충실하고, 생활에 충실하고
겸손하게. 그냥, 본연의 나로 생활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하나 둘씩 돌아오고 있어요
오랫만이라며
그동안 잘 지냈냐며
많이 바뀌었다며

역시 그랬어요.
그 미소를 보기 위해서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닌,
너무나 커다란 나를 연기하고 있었던 거에요
내가 할 수 없었던 것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내가 줄 수 없었던 것 도 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지금은
매일 기도하면서
(아니, 사실 몇일 빼먹는 날도 있나봐요)
내가 할 수 있는 것까지만 하고 있어요
마음이 편하네요
그냥, 그냥 양제파로서 살 고 있으니
더 큰 내가 아니어도 되니까요
내가 더 커서,
더욱 크고 든든하고 중심있고 튼튼해서
마음것 기대고 부딛히고 뛰놀아도
끄떡없어 보이도록
연기..안 해도 되니까요

하나씩 다시 하고 있어요
기타연습
커피공부
사진구도 공부
제빵/제과
보컬 트레이닝
그림 보는 눈

나, 알다시피 완벽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런데 당신한테만은 그렇게 보이고 싶었나봐요
억지로 억지로
그래서, 그래서
그렇게 눈물을 주었네요

에밀리를 꺼내 들었다가, 다시 집어넣어요
아직 이걸 쓰기엔 자격이 없는 것 같아요

당장 내일 점심 먹을 돈이 걱정이에요
나가기 전에 어머니한테 천원짜리 몇개 달라고 말해야 겠어요
나가서 뭔가 음료수라도 사먹을 기세로
하지만, 이 돈은 내일까지 지갑에 그대로 있겠죠

잘, 지내요 나는
감정에는 아직 잔잔한 파도가 치지만
겨울이라 바람이 쌩쌩 불지만
그래도 이젠 웃고 지내요
씨익

당신은, 잘 지내나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9/12/07 22:16 2009/12/07 22:16

About this entry




Tag Cloud

Authors

  1. 젭군

Categories

Blog (794)
일상 (140)
사진 (605)
컴퓨터 (15)
게임 (17)
음악 (4)
도전과제 (0)

Menu

Counts

  • Total : 60005
    Today : 39
    Yesterday : 37

Notice

Calendar

«   2012/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