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내 홈페이지엔 안 올렸구나.
얼마전에 베이스를 구입했다

링크는 이놈 http://www.sorimusic.co.kr/shop/shopdetail.html?branduid=276&xcode=010&mcode=003&scode=&type=X&search=&sort=order
집에 있는 기타와 앰프를 보니 한숨만 나왔다.
내 왼손의 한계로, 더이상의 빠른 운지가 힘들다는 판정을 받고
기타에 대한 열정이 팍 식어, 쪽방에 몇 달간이나 무방비로 방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인터넷의 여러 동영상이나 노래들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 나는 성가대에서도 베이스 파트를 맡고 있잖아. '
그렇다.
베이스 음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나는 꽤나 긴 연이 있었다.
내가 성가대를 한 건 벌써 국민학교 시절 이야기니까.
설상가상 이라고 해야 할지, 금상첨화 라고 해야 할지
예전에 회사에서 밴드를 같이 하던 형님과 또 연락이 되어,
요즘 직장인 밴드 까페에 가입해서 배우기도 하고 연주회도 하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나도 마음을 먹고
기타와 앰프를 중고로 팔아버리고, 그 돈으로 적정가의 베이스를 사서
정식으로 배워 잘 써먹자 라는 마음을 먹었다.
실제로, 기타리스트 보단 베이시스트가 밴드에 쉽게 들어간다는 이야기도 들었던 터라
어느정도 하면 나도 실제 밴드에서 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허무맹랑한 꿈도 좀 꾸면서.
그래서, 성공적으로 기타와 베이스를 중고가에 처리하고
그 형님과 만나, 낙원상가에서 저 위의 베이스를 집어왔다.
그리고 슬슬 베이스 연습에 박차가 가해질 무렵,
기타를 팔았던 사람에게 연락이 왔다.
' 넥에 금이 가있네요.. '
잉?
무슨 소리야-_-
여차저차 해서 만나 확인 해 보니,
헤드와 넥을 연결시키는 뒷부분의 볼트가 너무 꽉 끼어 있었던지
그 부분을 기점으로 옆으로 슬쩍 금이 가 있었다.
마치 크랙 처럼 보이는.
부랴부랴 팔았던 금액을 다시 준비해서 환불하고,
예전 그 기타를 어깨에 매고 집에 들어오는데
마음이 너무나 많이 복잡한거다.
이 기타는 나에겐 모종의 사연이 있는 기타라서,
손도 엄청 많이 갔고, 마음도 엄청 많이 쓰였고
또 이 기타를 보면 떠오르는 사람도 있어서,
뭐랄까 정이 많이 묻은 애물단지였다.
그래서, 들어가는 길에 아무도 없는 벤치에 털썩 주저앉아서
불 하나도 안 켜져있는 컴컴한 곳에서 기타를 꺼냈다.
앰프도 연결 안 되어있는 상태에서,
내가 아는 모든 손기술로 혼자서 연주해보았다.
역시, 한계가 느껴져. 손등이 마구 아파와.
그런데,
그 순간이 너무 즐거웠다.
그리곤 또 떠올랐다.
이 기타는 이미 내 손에 너무 익숙하구나.
너무나 많이 움켜쥐고 있었고, 너무나 많이 껴안고 있었고
심지어는 같이 술까지 먹었구나.
미묘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되팔 생각이 없어졌다.
너는, 그냥 니가 고장나거나 내가 고장날 때 까지 같이 가자.
중고로 팔기까지 했는데도 구태여 돌아온 거 보면..
계속 같이 있어야 할 운명인지도 몰라.
너도, 이렇게 돌아왔으면 좋겠는데.
이미 늦은 걸까?
PS.
다시 기타를 가방에 넣고 집에 터덜터덜 들어왔는데,
집에 있던 베이스가 나에게 말을 건 것 같이 느껴졌다.
' 너 지금까지 저놈이랑 뭐하다 들어와-_- ' 라고.
흠칫;
아, 바람피다 걸리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ㅋㅋㅋ
그래서, 새벽 3시까지 베이스 연습하면서 만져주고 달래주고 한 후에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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