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려있던 그림들, 스케치북, 박스
나름 작품이라고 내밀었던 마우스, 마우스패드, 기타 용품들
같이 딸려있던 면가방
나름 열심히 한 흔적이 있는 기타 노트
전부 쓰레기봉지에 싸서 밖에 내다 놨습니다.
컴퓨터를 열어
내 문서에, 네이트온 받은 파일에, 내 사진에 있던 수많은 사진들 흔적들
같이 즐겼던 게임들, 웹페이지 링크들
그 사람의 블로그 주소들
같이 여행 갔던 여행동영상
모두 다, 복구 되지 않게 삭제했습니다.
파란색 기타
아는 형님 찾아가서, 새로 도색하고 스크래치 내서
그녀가 알고 있던 모습을 남기지 않겠습니다
선물로 준 카드들, 소설 로리타, 편지들
소설 안에 채워넣고 비닐로 싸서 창고 안에 던져놨습니다
핸드폰에 있는, 메신저에 저장된
문자들, 사진들, 둘만의 아이콘들, 추억들
전부 다 지워버렸습니다
반지,
자꾸 주머니와 머리카락에 걸려서 적응하기 너무 힘들었던 하트모양의 그 반지
원래 케이스를 버려서,
추억 잡동사니 통에 넣었습니다.
가슴 안에 새겨져 있는 이미지를 긁어내기 시작합니다
귓바퀴에 걸려있는 애교있는 목소리를 흘려내기 시작합니다
손과 피부에 남아 있는 촉감과 향기를 지우기 시작합니다
넷째 손가락에 있는 반지 자국이 아직 너무 선명합니다
기도합니다. 또 기도합니다.
감정 조절 할수 있기를. 평정심을 가질 수 있기를.
용서 할 수 있기를. 용서받을 수 있기를.
그녀가 가장 싫어했던 반바지와 큰 남방을 입고 출근합니다.
욕심 많던 그녀가 시샘내던,
연락하지 말라고 묶어놨던 사람들을 차례차례 다 풉니다
기도합니다. 평정심을 잃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생각나지 않도록 열심히 일합니다.
한숨 쉬러 나올 때, SEND 버튼을 눌러 통화기록 중에 하트 모양을 찾습니다.
없네요.
한숨 쉬고 다시 돌아옵니다.
기도합니다.
집에 가서, 빨리 눕고 싶습니다
눈물이, 자꾸 나려고 합니다
베개가, 제 눈물을 몰래 닦아주던 베개가 필요합니다.
전, 이제 더이상
귀여운 모습의 커피곰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3년 전의 젭군으로 돌아갑니다.
그 미소를 몰랐던 그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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